사업에 실패했다. 난 이제 취준생도 아닌, 빚쟁이 무직이다.
2023년 8월 버티다 버티다 못해.. 모든 직원을 권고사직했다.. 난 이제 무직이나 다름 없다.. . . . 사업의 시작 드디어 난, 망했다.. 사업이라는 것을 시작했을 때는 2016년 첫 시작이었다. 2013년도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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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팀에서 벗어나다.
비참한 PPT 발표를 마치고 돌아와 생각했다. '난' 안될 거야.. 나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인원이 발표한 내용이 너무나도 완벽했다는 나의 생각에서 비롯된 확신이었다. 발표는 3일 뒤였다. 나는 마케팅팀 입성에 실패할 거를 미리 생각하고, 여기 CS팀에서 앞으로 어떻게 버텨나갈 것인지를 다시 생각했다. CS팀은 성격이 드센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마케팅팀에 떨어지게 되면, CS팀에서는 분명 '너는 우리 팀이 싫어서 마케팅팀을 지원한 사람이야' 라고 나를 따돌림 할 것이 분명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직을 하던, 떨어지는 것에 대비해 변경 거리를 생각해 놓아야 했다. 3일 뒤 오전 10시 회사 인트라넷 게시판에 드디어 마케팅팀 합격 명단이 올라왔다. -합격자 : -영하남-
또 다른 문제
나는 현실을 자각했다. '분명 내 아이템 보다 다른 사람들의 아이템이 더 좋았다고 생각했고, PPT 발표 또한 능숙하지 않은 내가 마케팅팀에 올라가게 되었다고..?' 말이 되지 않았다. 다음날 면담이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또 난감해지기 시작했다.(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대부분 '무슨 ㅈ소 기업 마케팅팀 자리 가지고 이리 광대하게 얘기를 하냐 '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이때 나는 첫 회사였고, 사회초년생에 대한 마음가짐으로 글을 쓰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다음날 대표님과 마케팅팀 과장, 팀장, 사원과 오전 면담 미팅을 참석했다. 별 다른 질문은 없었다. "포토샵을 할 줄 아는 가?" / "일러스트를 할 줄 아는가?" / "그림은 잘 그리는 가?" / "마케팅의 기본 요소는 아는 가?" 정말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마케팅팀 과장은 표정이 굳어졌고, 대표님은 그냥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쓸데 없는 자존심이 상했다. 갑자기 충동적인 자격지심이 생겨 대표님께 결례를 무릅쓰고 질문했다. "저를 왜 마케팅팀에 올려주셨나요? 질문에 대해 할 줄 아는 것이 전혀 없는데.." 그러자 대표님께서 흐뭇한 얼굴로 내 눈을 맞추시더니, "하남씨의 아이디어가 좋았을 뿐, 별다른 생각은 없었요. 여기서 잘 배워서 그 아이디어를 실현해봤으면 좋겠네요" 나름 기분은 좋았다. 하지만, 마케팅 팀 분들의 얼굴은 나를 환영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내 인생 첫 노력
다음날 회사로 출근하는 발걸음이 너무나도 무거웠다. 어제 그 미팅자리에서의 과장님과 팀장님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았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계속 생각했다. '출근하면 난 뭐 부터 해야하지..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CS팀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나는 아주 간사하게도 다시 CS팀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나약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단순업무라는 편안함에 빠진 그냥 나약한 사람이었다. 혹시라도 미움을 받을 까봐 출근시간 1시간 전에 출근을 했다. 문앞에 서서 생각을 했다. 지금 들어가면, '내 자리가 배정되어있을까? 만약 없다면, 난 어디에 앉아있고 무엇을 하고 있어야 하지..?' 자존감이 너무 하락되어서 인지 제대로 된 판단이 서지 않았다. "하남씨 여기서 뭐해요?" 마케팅팀 과장님 이었다. 멍하니 문앞에 서 있는 나를 어제와는 다르게 상냥하게 불러주셨다. "나가서 나랑 커피한잔 할래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좋은 사람일 수도..' 카페에 앉아 과장님이 나한테 물었다. "마케팅팀 일도 처음이고, 다룰 수 있는 툴도 없고, 여기서 잘 해볼 수 있겠어요?" 진지한 질문이었다. 나는 생각을 했다. '나름 PPT 준비하느라 2주동안 고민하고 밤을 새웠는데.. 여기서 안할 수 없다고 하기에는 너무 내 자신이 찌질하지 않은가..' 그래서 대뜸 대답했다. "제가 배우는 게 빨라 알려만 주신다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그러자 과장님이 피식하면서 대답했다. "하남씨, 우리는 배움을 시작하는 사람을 원하는 게 아니라 경력 있는 사람을 원했어요. 우리도 대표님이 왜 하남씨를 선택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서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을 거예요. 어깨너머로 배우던지 학원이라도 다니든지 해서 하남씨가 기획한 상품을 제조부터, 마케팅, 판매 루트 개척까지 모든 것을 기획해 오면 그때 인정해 줄게요." 눈 앞이 캄캄했다. '이 일들을 신입이 어떻게 다해..?' 일은 시작됐다. 정말 나에게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고, 그저 내 기획에만 신경을 써야만 했다. 내 인생에 아무 도움 없는 첫 노력이 시작되었다.
독학을 배우다
마케팅팀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하나다. '배울 것이 많겠구나' 그런데 여기서 내가 독학을 해야 한다니..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1주일을 아무 생각없이 마케팅팀에서 혼자 일을 하면서 다른 사원들이 어떻게 일을하는 지 곁눈질을 해가며 탐색했다. 대부분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기본적으로 했고, PPT는 일상이었다. 처음 독학의 시작은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해야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돈은 없었고 어디서 배워야 할지 막막했다. 그때 떠오른 것은 바로 유튜브 였다. 이때만 해도 유튜브를 UCC라고 부르던 시절이었다. 제대로 알려주는 영상은 많이 없었다. 나는 누끼라는 것 부터 시작했다. 업무시간에는 제조사를 찾아봤고, 남들이 퇴근하는 시간에 나는 회사에 홀로 남아서 새벽까지 누끼연습을 했다. 누끼연습을 하면서 또 하나 알아 낸 것은 바로 레이어 개념이었다. 나는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혼자 독학하면서 '나' 라는 사람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새로운 분야를 새롭게 배워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된 시간이었다.
- 다음화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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